2009년 06월 10일
그런 이야기
언니, 나 있지, 요즘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상상력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어. 떠오르는 것은 그저 뻔히 보이는 과거의 문장들. 과거의 파편들.
그것을 보고 옛날의 영감을 떠올리려고 애쓰는 나밖에 없어. 마치 껍데기 같아.
상상력이라는 게 없으면 나란 인간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해.
현실만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건 너무 슬픈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신만의 세계에서 노닐 수 있고, 언제든지 그곳에 드나들 수 있는 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니, 언니가 그랬잖아. 너는 너만의 색깔이 있는 글을 쓴다고. 그렇지만 지금의 난 색깔 따위 없는 것 같아.
있는 건 그저,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껍데기 뿐. 그 이외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물론 그 속에도 많은 것들이 있어. 웃음도 있고, 어이없는 일도 있고, 고통도 있고, 짜증도 있고, 많은 것들이 있지.
하지만 창작이 없어. 새로운 것이 없어. 나는 그저 만들어진 것들을 소비하고 있을 따름인거야.
나는 나의 말을 잃어버렸어. 그 사실이 너무나 슬퍼, 언니. 그런데 언니. ...언니도 왜 나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어?
언니는 뭐가 되고싶었어?
# by | 2009/06/10 18:11 | 파편의 추스린 조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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