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7일
기억은 덧없다
생각의 꼬리를 물고 물다가, 옛애인과의 일화가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 이름이 뭐였지. '남자친구' 가 된 순간부터 왠지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어서 이름으로 부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헤어진 다음부터는 그 흔적이었던 이름을 기억하기 싫어서 괜시리 닉으로 불러왔던 그.
그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100일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계속 불렀을 이름인데. 적절한 애증이 범벅된 채로 녹아있을 이름이었는데. 그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스스로 너무 신기해서 잠시 멍해있었다. 신기해서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지금, 그의 이름이 기억이 났다. 옛날 내가 만든 캐릭터의 이름을 거꾸로 한 이름이어서 그래도 외우기 쉬웠었구나.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캐릭터의 이름. 그 다음에야 그의 이름이 그것을 거꾸로 한 이름이었다는 게 생각났다. 웃음이 났다. 정말 잊어버렸던 거구나 나.
그와 헤어진 후, 제일 먼저 전화번호를 지웠다. 저장했던 문자를 지웠고, 그의 블로그 주소도 지웠고, 그가 빌려줬던 책도 돌려줬다. 그렇지만 이름은 잘 지워지지 않았다. 뭐가 그리 진득했길래 지워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오늘, 그의 이름이 잠시나마 지워졌다. 그가 남긴 상흔이 지워질 때까지도 붙어있었던 이름이.
기억은 그림자 같다.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나에게 붙어있지만, 밤이 되면 사라져버린다. 오늘에야 그 기억에, 밤이 찾아왔다.
# by | 2008/07/17 01:27 | 일상의 소소함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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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참. =_=~
아니, 설움까진 아니더라도(...........
희정님/ 조, 좋은 걸까요?;;
타에언니/ 와아;; 그거 좀 괴롭네요;;
여람님/ ...아, 아니 생기실 겁니다. 네에;;
파/ 응응 참 덧없어[먼산]